티처프레너스 노트

티처프레너 인터뷰 03 - 컴퓨터실 예약 웹서비스 <컴룸닷넷> 교사 출신 이은섭 개발자 본문

📄 노트/인터뷰

티처프레너 인터뷰 03 - 컴퓨터실 예약 웹서비스 <컴룸닷넷> 교사 출신 이은섭 개발자

행복한엄쌤 2021. 3. 18. 16:57

INTRODUCTION

 초등학교에서는 컴퓨터실을 비롯한 특별 교실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각 학급별로 배정된 시간이 있다해도 다른 일정으로 인해 특별 교실을 이용하지 못한다거나, 배정 시간이 아닌데 급하게 이용해야 하는 경우 다른 학급에 양해를 구해서 이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낭비와 수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 중 하나가 '특별 교실 예약제'이다. 어떤 학교는 공유폴더 상의 엑셀파일을 이용하기도 하고, 구글 스프레드 시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컴룸닷넷의 인터페이스

 

 

 컴룸닷넷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이은섭 개발자는 교사로 재직하던 중 이러한 문제를 포착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컴퓨터실 예약 웹서비스를 구축하였다. 비록 현재는 개발자로 일하는 중이지만, 문제의 접근과 해결 과정에서 티처프레너십이 돋보였기에, 티처프레너의 사례로 삼기 좋다고 생각했고, 그의 SNS계정을 통해 인터뷰를 청하였다. 컴룸닷넷은 아래 주소로 사용이 가능하다.

 

comroom.net/

 

컴룸닷넷 | 컴퓨터실 예약

 

comroom.net

INTERVIEW

1.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은섭 개발자의 강좌 - 이솦에서 HTML, CSS 강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교사에서 개발자로 전직한 이은섭 입니다. 충북 옥천에서 2013년부터 작년 2020년까지 초등교사로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개발에 흥미를 느껴 작년부터 개발자로 취업해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이구요. 교사일 때는 SW교육에 관심이 많아 선생님들과 연구회도 함께하고, EBS강사로도 활동했습니다. 

 

2. 컴룸닷넷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시겠어요?

 

 컴룸닷넷은 학교에 있는 특별실들의 예약을 손쉽게 관리하도록 도와주는 사이트입니다.

 

처음 만들게 된 건, 제가 있던 학교에서 컴퓨터실을 쓸 때마다 기존 시간표에 등록되어있는 반 담임선생님들께 메신저로 실제 사용여부와 제가 그 시간에 사용해도 되는지 등을 물어보는것이 번거로와 만들게 되었습니다. 학교마다 학년 초에 특별실 사용계획을 작성하지만, 실제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다보면 정해진 시간보다 더 자주 가게 되는 반이 있기도 하고, 정해진 시간이 아님에도 필요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관련된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돌리기보다는 이런 특별실 시간표를 관리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으면 거기서 확인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 1년 동안 저희 학교에서만 사용하다가 주변 선생님들이 자기들도 쓰고 싶다 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모든 학교에서 쓸 수 있도록 개편한 것이 지금의 '컴룸닷넷' 입니다. 기존에 여러 학교들에서 학교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기자재관리시스템(?)'을 사용하고 계시다고 했는데, 제가 직접 살펴보니 접근부터 이용까지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있었고, 그 부분들을 개선해 '최대한 선생님들이 직관적으로 편리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만들자' 라는 게 서비스 설계의 핵심이었습니다.

 

 

컴룸닷넷의 교실 예약 화면. 날짜/시간을 선택해서 예약할 수 있다.

 

 

 

3. 컴룸닷넷을 만들면서 느꼈던 어려움이나 한계가 있었나요?

 

 여러 학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다보니 학교별 인증 절차라던지 사용절차가 조금 복잡해질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복잡함과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한 UI/UX 연구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던 것 같습니다.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구글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버인 GCP를 사용하고 있는데, 올해가되면서 초기 1년 무료플랜이 끝났습니다. 앞으로 사비를 들여 운영을 해야되는 부분이 조금 부담이 되고 있지만 일년동안은 운영하면서 후원을 통해 지속 운영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첫 달은 후원해주신 선생님이 계셔서 다행히 서버비를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선생님들의 편리를 위해서는 개발에 프론트엔드(페이지를 표현하는 부분)개발 능력이 많이 요구되는데, 제가 백엔드(서버) 개발자다보니  그 부분이 부족해서 선생님들의 요구를 다 들어드리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리뉴얼 작업을 조금씩 하고 있긴하지만 일과 병행하다보니 속도가 더딘 점이 안타깝네요

 

4. 개발은 어떻게 접하게 되었나요?


 제가 처음 개발을 접한건 초등학교 6학년때였습니다. 그당시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했었는데요. 지역대회에서 금상을 받고 도대회에 나갔었습니다. 도에는 뛰어난 친구들이 많아 입상을 하지 못했는데, 그때 개발에 재미를 느끼고,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려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고 나서 그 꿈을 이루게 되었네요.

 

 

보드게임 <테라포밍 마스> (출처 : 보드엠)

 

 다시 개발을 시작한 건, 2017년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보드게임을 좋아하는데 그 당시에 ‘테라포밍마스’라는 보드게임이 새로 나오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그 게임이 끝나면 각자의 점수를 계산해서 순위를 매겨야하는데 점수계산에 고려할 점이 많아서 이 부분을 쉽게 할 수 있는 앱을 만들면 좀 편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무작정 swift를 공부해서 앱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출시했습니다. 정말 무작정 배워가며 만든 앱이라 조잡하기 짝이 없는 앱이지만 아직 이런 앱이 없었고, 저처럼 다른 사람들도 필요로 했었는지 전세계에서 많은 유저들이 다운을 받아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주변에 필요해보이는 것들을 개발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교내에서는 방과후 신청을 받을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 방과후업무 담당 선생님의 수고를 덜어드렸고, IP관리대장 사이트를 만들어 교내 전체 PC의 IP를 손쉽게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지인에게 QR코드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었는데, 지금은 네이버 QR코드 주문이 붙어있는 가게가 많지만 제가 개발했을 당시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아직 없었을 때 였습니다.

 

5. 함께 개발을 공부하는 팀이나 소속 커뮤니티가 있으신가요?

 

 따로 개발을 공부하는 팀은 없습니다. 다만 개발자 친구 몇 명과 자주 소통하며 개발과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인디스쿨 개발팀에 들어가긴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모임이 없었고, 온라인 모임도 올해 처음 갖게되어서 아직 인디스쿨 개발 업무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진 않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인디스쿨 서비스 개발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커뮤니티로는 현재 국내 IT업계 종사자들이 속한 IT CREW라는 커뮤니티에 속해 있는데요. 이 곳에는 IT업계에서 근무하는 개발자, 디자이너, 퍼블리셔, 헤드헌터 등이 관련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고 있습니다. 모임은 역시 코로나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그 외에 KAITA라는 한인 IT연합에 속해있습니다. 여기는 전세계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개발자들이 개발과 관련된 깊이 있는 내용도 주고 받고, 세계 각국의 개발 관련 소식들(특히 실리콘밸리)을 공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6. 교육 솔루션 개발과 관련하여 관심분야나 향후 계획이 있으신가요?

 

 교사생활을 하면서 매년 분기나 반기에 한번정도 교우관계를 조사해서 상담에 활용하고, 아이들 생활지도에 활용 했었는데요. 교우관계를 조사하고, 결과를 추출하는 것이 꽤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어서 이를 처리해줄 수 있는 사이트를 개발해보고자 했었습니다. 하지만 graph database를 활용해야 하는 꽤나 고도의 설계가 필요한터라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는데, 기존의 컴룸닷넷 리뉴얼이나 다른 일들이 마무리되는 대로 꼭 개발해보고 싶습니다.

 

CONCLUSION

 

 이은섭 개발자는 자신의 교육 경험 속에서 어떻게 하면 교사들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할까 고민을 하게 되었고, 교사의 시각에서 문제를 접근하였다. 이은섭 개발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전문성을 살려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몸소 움직였다. 그 결과로 탄생한 컴룸닷넷은 교사들의 호응을 받고 있으며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교사의 시선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동료 교사에게 더 나은 교육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하고 개발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티처프레너십이란 어떤 것인지 발견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도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아이디어가 있으나 그것은 그저 아이디어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런 아이디어와 기획력, 개발 기술과 실행력이 만나면 컴룸닷넷과 같이 교육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탄생한다.

앞으로 교육 현장에는 IT기술과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지닌 밀레니얼 세대가 교직에 등장함에 따라 기획자 또는 개발자 교사들이 점차 많아질 것이다. 교직 문화에도 티처프레너십 문화가 정착된다면 그들의 활동을 더 북돋아줄 수 있을 것이다.

Comments